발코니에 작은 개미가 많이 있다.
우리나라 가주성(家住性, 사람 집에 사는) 개미는 애집개미, 검정꼬리치레개미, 황침개미, 유령개미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보통 집에서 불개미라고 착각하는 종은 보통 애집개미라고.
유령개미는 두부(머리)와 흉부(가슴)만 어두운 흑색이고 나머지 부위는 반투명한 느낌의 유백색을 띤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보이는 개미와 정확히 일치!
이 개미는 한 군집에 다수의 여왕개미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기존의 개미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한 번 나타나면 박멸이 힘든 종이라고 한다. 특히 먹성이 조금 특이한 게, 가루형과 같이 건조한 먹이에는 관심이 없고 액상 먹이를 좋아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집에서 뭔가 과자나 음식물 가루에 개미가 몰려든 모습은 한 번도 보지를 못했다.
찾아보니 유령개미에 맥스포스 퀀텀이 효과가 좋다는 소문이 있었다.
맥스포스 퀀텀을 개미가 지나다니는 곳 대여섯 군데에 몇 방울 떨어뜨려 놨다.
근데 이 개미는 조금 멍청한 건지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정말 먹이에 머리를 부딪혀야 먹는다. 무슨 뜻인가 하면 지나가는 길 바로 옆에 먹이가 있어도 그냥 지나간다... 그러니깐 약을 놓을 때에는 정말 길목에 떨궈 놓거나 개미가 가고 있을 때 재빨리 그 앞에다가 떨궈 놔야 한다. 약을 깔끔히(?) 놓기 위해 개미 길목이 아닌 주변 근처에 두면 아무도 찾지 않는다...
일단 한 마리가 약을 먹기 시작하면 한 마리, 두 마리 점점 몰려들어 수십 마리가 모여들고 그렇게 한 두시간 지나면 개미는 사라지고 남은 약이 보이게 된다.
이런 상황이 되고 나면 몇 주 혹은 몇 달 정도 개미가 안 보이던데... 박멸은 아닌 거 같은 게 이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또 어디선가 한 마리, 두 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아파트라는 공간의 특성상 위, 아래, 옆 집에도 이 유령개미가 있을 테니 아마 계속 유입되는 것 같다.
그나마 애집개미가 아닌 유령개미라는 데 안도를 해야하나(애집개미는 정말 악명 높은 듯). 최대한 이렇게 버티면서 살아야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