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바를 사용해 보게 된 계기는 특별한 건 없었다. 액체형 샴푸는 필연적으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고체형 샴푸바를 사용하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두 달 정도 사용해 보았는데 일단 우려했었던 샴푸바의 성능은 액체 샴푸와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샴푸바도 종류가 많기 때문에 본인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면 될 것 같다.
아래 적어본 샴푸바의 장단점은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나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으니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샴푸바 장점
-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 세안용 비누처럼 잘 무르지 않는다. (반대로 잘 부서진다. 양날의 검...)
- 성능은 액체 샴푸와 큰 차이가 없다. 검색해 보면 머리카락이 빳빳해진다는 평도 없지는 않은데 액체형 샴푸도 종류에 따라 기름기를 싹 빼줘 빳빳해지는 제품이 있다. 일반 비누로 머리를 감은 것처럼 머리카락이 빳빳해지는 샴푸바는 애초에 없을 테고 이후 린스를 하기도 하니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액체 샴푸에 비해 샴푸바가 더 부드럽다는 가족 구성원의 평도 있었다.
샴푸바 단점
- 비싸다. 개당 가격도 비싼데 소모 속도도 생각보다 빠르다. 2인이 사용했을 때 액체형 샴푸(500ml)는 3~4개월 정도는 사용했던 거 같은데 샴푸바(100g)는 1개월 정도 쓰는 것 같다. 샴푸바만 사용한다고 치면 비용 부담이 높아진다.
- 잘 부서지며 거품망 필요. 초기에 사용할 때는 괜찮지만 어느 정도 사용하면 샴푸바가 건조되면서 크랙이 가며 잘 부서진다. 거품망은 거품을 효과적으로 내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조각난 샴푸바를 사용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 결국 플라스틱? 거품망 소재를 면으로 선택할 수도 있긴 한데 건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 욕실은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고 환기가 잘 안 되는 편인데 거품망이 잘 마르지 않는다면 위생이 걱정 될 수 있다. 잘 마르면 비누가 면 거품망과 딱 달라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은 샴푸바를 사용한 후 면 거품망을 매번 분리해 말리면 상관없지만 번거롭다. 결국 플라스틱 거품망을 사용할 가능성이 큰데, 액체형 샴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보다는 나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플라스틱 거품망을 비벼대면 마모되어 미세 플라스틱이 생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 버려지는 거품. 액체형 샴푸는 짠 만큼 모두 거품을 내어 쓰게 되지만, 샴푸바로 머리를 감고나면 거품망 안에 사용하지 않은 거품이 가득 남아 있게 된다. 깨끗이 건조하기 위해 거품은 물로 깨끗이 씻어 버리게 된다.
- 머리 감는 시간이 늘어남. 아무래도 샴푸바의 뒷처리로 인해 머리 감는 시간이 더 걸린다. 거품망에 낀 머리카락을 제거하고 망 안의 거품도 말끔히 씻어줘야 한다. 출근시간에는 1분 1초가 급하기 때문에 아침에는 아무래도 손이 잘 안 간다. (주말용...)
단점을 더 많이 적긴 했지만 원래는 앞서 언급한 대로 플라스틱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였다. 때문에 비싸도 샴푸바를 구매하고, 면 거품망을 이용해 매번 잘 건조해주며, 버려지는 거품이 적도록 잘 닦아 쓰며,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머리를 감으면 된다...지만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다못해 가격이 저렴하기라도 하면 나머지 단점을 어떻게든 상쇄시켜보겠는데 가성비가 떨어지는 부분이 가장 큰 단점이 아닐 수 없다. 일단 구입해 둔 샴푸바를 다 소진하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