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가 보게 된 민기남씨네 솥뚜껑 닭매운탕.
12시 반쯤 도착했는데 한 시간 정도 기다려 1시 반쯤 먹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먹을 수 있는 좌석이 많지 않다. 그리고 아무래도 솥뚜껑에 장작을 피워 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이긴 한다. 다만 우리가 먹을 때쯤 됐을 때에는 아무래도 점심시간이 지난 때라 자리가 비기 시작... 예약이 되지 않으니 기다렸다 먹는 게 싫으면 1시 ~ 1시 반쯤 오는 것으로 하면 될 것 같다.
순서표를 받고 기다렸다 들어가면 되는데 중간에 순서가 빠지기도 하고 사람이 바뀌기도 하다보니 사장님이 실수를 많이 하시는 편. 사람이 많으면 손님들이 꽤 불평할 것 같다. 내 앞에 4~5팀 밖에 없었는데도 꽤 신경이 쓰였다. 앞 손님이 도와드리기까지...
별도의 테이블이 있는 건 아니어서 의자에 앉아 앞접시를 손에 든 채 먹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허리가 아픈 분, 나이 많으신 분, 그리고 한 솥뚜껑에 많은 사람이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좀 다를 것 같다.
음식 자체는 그냥그냥 무난한 느낌이다. 감칠맛은 좀 부족한 듯. 닭은 백숙처럼 푹 끓이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좀 질긴 편이다. 좀 매운 편인데, 입에서 막 매운 건 아니고 속이 점점 매워진다(다음날 화장실 신세를 많이 짐). 다만 불을 피워 솥뚜껑에 먹는 분위기 자체는 남다르다 보니 분위기에 먹는 맛은 괜찮은 편.
참고로 나무를 때다보니 연기가 많이 나고, 재가 날아다니다가 음식에 들어가기도 한다. 아궁이 같은 느낌이라 멍불을 살짝 기대했었는데 불구멍 빼고는 완벽하게 막혀있어서 시골 아궁이에 앉아 있는 것처럼 불이 쬐어지지는 않는다.
음식값은 전체적으로 좀 센 편이다. 닭매운탕 2인분에 라면사리 1, 음료수 2, 볶음밥 2를 시켜 먹었는데 6만원이다... 라면사리와 음료수 작은 캔이 2천원인 건 좀...
계산은 카드를 받는다. 과거에는 현금만 받았다는 글들이 보인다. 주문 내역을 포스로 처리하지 않고 사장님이 노트에 수기하고 계산도 손으로 한다. 계산하기 전에 뭘 먹었는지 말하면 된다. 뭐 한두번 하는 게 아닐 테니 계산이 틀릴 것 같지는 않은데, 추가 메뉴에 대해 주문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서는 종종 실랑이가 벌어지는 듯하다...
친절도는 보통인 편. 앞서 언급했듯이 입장과 주문 및 계산이 번호표와 수기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사람이 많아지면 손님도 사장님도 지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힘들면 좋은 응대와 반응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내가 처음 왔을 때는 어벙벙해서 그냥 지나갔는데, 새로 온 뒷 손님을 보고 있노라니 좀 거슬린다.
이색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 비싼 가격과 호불호가 갈릴듯한 맛 그리고 불편한 시스템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