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을 처음 살 때에는 바닥 3중이니 통 3중이니 통 5중이니 크기는 몇 cm여야 하는지 등등 많이 고민했었었는데 몇 년 사용해 보니 두께만 두껍다면(개인적으로는 3T 이상 선호) 필요한 사이즈의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면 되는 것 같다(손잡이가 스팟 용접이면 더 좋고). 프라이팬이 다 비슷하게 생겨 보여도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분명 있다. 물론 바닥 3중이니 통 3~5중이니 동(커퍼코어)이 들어갔는지 혹은 알루미늄이 들어갔는지 등에 따라 열 효율, 열 전달력, 열 용량 등등에서 차이는 다소 나겠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할 때 이런 것 때문에 문제가 될 일은 없어 보인다.
참고로 팬이 반짝반짝해 보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게 보이는 데 기름때 종류는 베이킹소다를 넣고 끓인 후 닦고, 물때는 식초(또는 구연산)를 넣고 닦으면 다시 반짝반짝해진다. 매번 그렇게 닦기는 어려워서 주기적으로 광 내기...
현재 사용 중인 프라이팬 목록(맨 위 사진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
- 쿡에버 304 통 3중(그레이) 20 cm 스킬렛 프라이팬 (두께 3 mm, 높이 4 cm, 무게 0.8 kg)
- 쿡에버 304 바닥 3중 24 cm 스킬렛 프라이팬 (바닥 두께 6 mm, 몸체 두께 0.8 mm, 높이 4.5 cm, 무게 1.3 kg)
- 쿠자 316 통 5중 26 cm 소테팬 (두께 3.5 mm, 높이 6cm, 무게 1.7 kg, 최대 용량 2.8 L)
- 쿠자 316 통 5중 28 cm 스킬렛 프라이팬 (두께 3.5 mm, 높이 5 cm, 무게 1.7 kg)
- 쿠자 316 통 5중 28 cm 사각 스퀘어 팬 (두께 3.5 mm, 높이 1.2 cm, 무게 1.4 kg).
지금부터는 위의 팬을 사용하며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 참고로 열원은 인덕션과 가스렌지 모두 사용해 보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팬의 크기가 24 cm 이상이면 통 3~5중과 바닥 3중 간의 장단점을 구분하기 애매했다(다들 잘 만든 프라이팬). 개인적으로는 사이즈가 겹치지 않게 팬을 구입했어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아래 정도의 차이는 느껴졌다.
24 cm 미만의 팬, 예를 들어 20 cm 팬을 가스렌지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팬이 작아서 가스불이 팬 옆면까지 올라올 수 있는데 바닥 3중의 경우 옆면이 얇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염두하면 통 3~5중 팬이 좋은 것 같다. 물론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를 쓴다면 이럴 상황은 없기 때문에 그냥 마음에 드는 걸 쓰면 될 듯. 사실, 가스렌지에서 작은 사이즈의 팬은 애초에 작은 화구에서 조리하거나 불을 작게 틀어 조리하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될 일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통 3~5 중펜은 팬의 옆면도 바닥이랑 똑같이 두껍다 보니 바닥처럼 굽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생선과 같이 길어서 팬의 옆까지 걸쳐지는 식품에서 좀 더 유리한 것 같다. 그렇다고 캠핑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집에서는 팬 옆면을 불에 직접 가열할 일은 거의 없지만(인덕션과 하이라이트는 애초에 불가능한...) 열이 전도되어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주는 듯싶다. 물론 생선을 제외하면 프라이팬 옆면까지 가득 차는 구이나 튀김을 할 일은 많지 않았다. 동그랑땡을 많이 굽기 위해 프라이팬 옆면까지 결쳐 굽는 용도로는 괜찮을 듯.
이렇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선호도가 있지는 않았다. 보통 큰 생선은 28 cm 통 5중에서 조리하고 나머지는 구분 없이 조리해야 하는 양에 맞는 크기의 팬을 골라 쓴다.
다만 결정적으로 사이즈가 같은 상황이라면 '통'이 '바닥'에 비해 무겁다. 처음에는 성능이 좋으면 되다라며 간과했었는데 무시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는 요소이다. 프라이팬이 무거운데 음식 재료까지 가득 들었다면 팬을 들고 움직이는 것도 힘들며, 손목 스냅으로 재료를 공중에 띄워 섞는 핸들링 역시 쉽지 않다. 자신의 요리 스타일을 따올려 보고 선택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2-1. 20 cm
간단하게 계란 후라이나 동그랑땡, 용가리(...) 등 소량의 반찬을 만들어 먹을 때 좋다. 식빵 하나가 딱 들어가기 때문에 토스트 하나 해 먹기에도 좋다(식빵 여러 개는 스퀘어 팬으로). 스테이크용 고기 한 덩어리도 문제없다. 계란 1~2개만 부칠 경우 24 cm 팬도 크기 때문에 20 cm를 써먹는다. 다만 1인분의 볶음밥을 하기엔 크기가 작다. 못할 건 없겠지만 제대로 볶기는 어려울 듯.
2-2. 24 cm
1인분의 볶음밥을 만들거나 1~2인분의 반찬을 조리하는 용도로 좋다. 그야말로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다만 온전한 생선을 굽기에는 작은 편이고 토막 난 생선이라면 괜찮다. 가장 처음에 구입했던 사이즈인데 가장 자주 사용하는 팬이기도 하다. 처음 구입하는 데 크기가 고민된다면 후회하지 않을 사이즈.
2-3. 26cm
24cm 다음으로 자주 사용하는 팬.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소테팬이라 높이가 좀 높다. 2~3인분에 해당하는 볶음밥도 거뜬히 만든다. 다만 2~3인분 되는데 수분을 날려가며 보슬보슬하게 볶으려면 소테보다는 28 cm 스킬렛이 좀 더 나은 듯싶다. 소테팬의 특성상 볼륨감이 있어서 2~3인분의 라면, 찌개, 국까지 만든다(최대 용량 2.8 L). 높이가 있어서 뭔가 부슬부슬하면서 부피가 있는 반찬(진미채?)을 조리하기도 편한 듯. 아마 스킬렛 팬이라면 2인분의 볶음밥에 적절할 것 같다.
2-4. 28cm
2~3인분의 볶음밥을 만들 때와 부침 반찬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며 생선구이는 주로 여기서 한다. 온전한 생선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생각보다 길며 28cm 팬도 모자란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더 큰 팬을 사면 생선 전용 팬이 되어 버려서 사용빈도가 너무 떨어질 게 분명하다. 생선은 여기에 어떻게 해서든 쑤셔 넣고 굽기.
3-1 스킬렛 프라이팬 (일반 둥근 팬)
프라이팬 하면 당연히 둥근 팬이 기본. 특별히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3-2 소테팬 (전골냄비...)
둥글지만 외곽부의 각도가 가파르고 높이도 높다(스킬렛과 냄비 중간쯤?). 의외로 전천후 사용 가능한 팬이다. 튀김, 구이, 볶음, 전골이나 국까지 못하는 게 없음. 만약 스테인리스 팬을 단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26 cm 소테팬을 고를 것 같다.
3-3 사각 스퀘어팬 (철판구이...)
사실 이런 모양의 팬이 있는 줄 얼마 전에 알았다. 구입 후 지금까지 계란 지단, 부침, 전, 김밥용 햄, 식빵 토스트 등을 조리할 때 주로 사용했다. 특히 식빵은 4개를 한 번에 구울 수 있다! (감탄...) 식재료가 네모나거나 길쭉하고 단단한 경우 공간 낭비 없이 요리할 수 있다는 점이 꽤 매력적이다. 아무래도 식재료 모양에 따라 팬의 모양도 궁합이 있는 듯. 뭔가 특화된 모양의 팬이다 보니 일반적으로는 없어도 상관없지만 있으면 좋은 옵션 같은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