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발이 계속 시려서 족욕기를 사 볼까 고민했었었는데, 일반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족욕기(온도 조절 등 여러 가지 편의 기능이 포함되거나 기능 없이 물만 받아두는 원목 족욕기 등)들은 기능이나 디자인이 좋을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크기가 크고 보관이 부담스러운 편이다. 이런 건 한 번 잘못 사면 몇 번 쓰다가 영원히 창고행이 될 수도 있어서 고민하며 미루고 미루다가 겨울이 끝나갈 때 즈음 가벼운 마음으로 사용할 수 있어 보이는 옥스퍼드 휴대용 족욕기(습식 접이식 족욕 바스켓)를 구매하게 되었다.
이 휴대용 족욕기의 상품 가격은 2,300원 전후이고 배송료를 포함하면 5천 원 전후로 구입할 수 있어서 일단 가격적으로 부담이 없다. 또한 쓰지 않을 때에는 접어서 봉해두면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장점이 있다고 해도 족욕기로써 기능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으니 이래저래 사용해 보았다.
기본적 모습
족욕기는 휴대용 주머니에 들어있다. 내용물을 뺀 주머니의 실측 사이즈는 13 x 24 cm로 평소 보관할 때 부담이 없다. 펼친 크기를 줄자로 재 보니 지름 35cm, 높이 25cm 정도였다. 두 발이 모두 들어가도 괜찮은 사이즈였다.
상품정보에 의하면 주머니 크기는 14 x 25 cm, 족욕기 크기는 35 x 22 cm, 재질은 PEVA, 내열 온도는 70-80°C, 원산지는 중국이 되겠다.
참고로 족욕기에서는 약간의 냄새가 나는데 물놀이 수영 튜브, 캠핑 텐트에서 맡아 본 익숙한 냄새다. 방수 재질하고 관련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특별히 거부감은 없었다. 사용 전에 가볍게 비누로 세척 후 사용하였다. (참고로 세척한다고 없어지는 냄새는 아님)
물 담기 및 이동성
접이식이다 보니 물을 담을 때나 내려놓았을 때 족욕기가 균형을 못 잡고 넘어지면 곤란하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샤워기를 족욕기에 넣고 물을 담아도 쓰러지지 않고 잘 서 있다. 물이 담긴 상태로 손잡이로 들어 보면 균형이 잘 맞아서 쉽고 안정적으로 이동 가능하다. 물론 물은 생각보다 많이 무겁고 발이 들어가면 넘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적당히 담긴 해야 한다. 테스트 삼아 일단 전체 부피의 40~50% 정도 담았다. 사실 혹시나 물이 새진 않을까 걱정해서 그랬는데 물 샘은 없었다.
족욕 방법
족욕은 일반적으로 물 온도 38-40°C, 10-30분 정도가 권장되는 것 같다. 의학신문 기사에 의하면 처음에는 36~38°C로 시작해 온도에 적응이 되면 천천히 40°C 정도로 10-15(20)분, 최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행히 가정(아파트)에 공급되는 온수가 40°C였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유용한 것 같다.
온수 공급 없이 30분간 족욕
- 실내 온도 21°C
- 족욕 시작 시 온수 온도 40.4°C
- 중도 온수 공급 없음
- 족욕 시작 전 발 온도는 22.9-27.7°C
- 족욕기에 담은 온수의 양은 전체 부피의 약 40-50% 수준
- 족욕기 바닥에 깔개를 깔아 둠 (바닥 냉기 영향 방지용)
30분간 족욕기 내 온수의 온도는 40.4°C에서 35.1°C로 5.3°C 낮아졌다. 처음 차가운 발을 담그는 5분간 물의 온도 변화가 가장 컸다. 평균적으로 5분마다 약 0.88°C씩 떨어지는 선형적 추세를 볼 수 있었다.
처음 발을 담그는 40°C는 사람에 따라서 조금 뜨겁게 느껴질 수도 있어 보인다. 앞서 언급한 족욕 방법에서 처음에는 36~38°C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 지 알 것 같다. 다만, 별도의 가열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36~38°C로 시작하면 물이 너무 미지근해 질 것 같아 일단 가정에 공급되는 온수 그대로를 사용했다. 조금 뜨거운 감이 없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다.
10분까지 발의 온도는 상승했다. 발이 따뜻해지고 있음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20분까지는 발 부위별 온도 편차가 줄어들었다. 발에서 따뜻한 부위의 온도는 다소 내려갔지만 차가운 부위의 온도는 상승하여 발이 고루 따뜻한 상태가 되었다. 이후 30분까지는 전체적인 발의 온도가 점진적으로 떨어졌고 물의 온도도 미지근하게 느껴졌다.
물의 온도를 유지할 수 없는 족욕기이기는 하지만 족욕 시간 10-15(20)분은 유효한 느낌이다.
온수 공급 1회, 20분간 족욕
욕실 온수(40°C)를 바로 사용하여 10분 족욕을 한 후 커피포트로 끓인 물을 1회 공급하여 족욕기 온도를 40°C로 맞추어 10분간 추가 족욕도 해 보았다(총 20분). 다른 방법으로는 족욕기 물을 버리고 욕실 온수(40°C)를 다시 받아 족욕을 이어가는 방법도 가능하다. 중간에 온수를 공급하거나 교체하여 40°C로 맞출 수 있기 때문에 36-38°C로 시작하여 40°C에 이르는 족욕이 가능하다. 어쨌든 추가적인 과정이 필요한 방법이다 보니 조금 귀찮다는 게 단점이다.
- 실내 온도 21°C
- 족욕 시작 시 온수 온도 40.6°C
- 10분 차에 온수를 공급하여 40°C로 맞춤
- 족욕 시작 전 발 온도는 22.4-30.8°C
- 족욕기에 담은 온수의 양은 전체 부피의 약 40-50%에서 시작. 중도 온수 추가로 인해 최종 부피는 50% 이상
- 족욕기 바닥에 깔개를 깔아 둠 (바닥 냉기 영향 방지용)
처음 10분은 동일하게 발이 급격히 따뜻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온수 공급 후 추가 10분 족욕을 더 진행한 20분 차의 발은 추가적인 온도 상승이 크지는 않았지만 온수를 공급하지 않았던 앞선 족욕 방법에 비해 발 온도를 좀 더 끌어올려 주는 효과가 있었고 발의 부위별 온도차 역시 줄어들었다. 덕분에 기본적인 체온에 좀 더 가까워졌다.
확실히 따뜻함을 좀 더 오래 더 느낄 수 있어 노곤노곤하니 좋긴 했다. 다만, 귀찮은 일이 증가한 만큼 극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여 몸의 상태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인다.
족욕 후 족욕기 관리
어차피 발을 닦고 족욕을 하기 때문에 깨끗한 물로만 헹궈도 될 것 같고, 필요에 따라서는 비눗물을 풀어 가볍게 씻어 내도 된다.
생각지 못한 건조용 고리는 나름대로 신의 한 수인 것 같다. 제품 만든 사람이 실제 사용해 보며 제품을 구상한 것 같다!
총평
가정에 나오는 온수를 이용한다면 최고의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취침에 들기 전 발이 시린 경우 욕실 온수만으로 (중도 온수 공급 없이) 15분 전후 족욕을 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별도의 단열 장치는 없지만, 10-20분간 족욕을 하는 데 있어서는 생각보다 불편함이 없다. 물을 많이 담으면 아까운 느낌이 있어서 40-50% 수준으로 맞춰 사용하고 있긴 한데, 만약 물의 양을 좀 더 넉넉하게 담아 사용한다면 만족도는 좀 더 높아질 것 같다.
장점
- 가격
- 보관 및 관리 용이
- 가정에 공급되는 온수만으로도 족욕 가능
- 족욕 이외의 용도로 활용 가능 (물을 담아둬야 하는 상황, 손빨래 등)
단점
- 온도 유지 및 조절 불가능
- 좀 더 효과적인 족욕을 원한다면 중간에 온수 공급 (또는 교체) 필요
- 족욕기 외부 바닥 아랫부분에 적당한 깔개 권장 (단열용)
족욕기에 발을 내려놓으면 발바닥이 족욕기 바닥 부분에 닿게 된다. 기본적으로 단열 기능이 들어가 있지 않고 바닥 부분이라고 천이 더 두꺼운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방바닥의 냉기가 그대로 발바닥에 전달될 수 있다(발 바닥은 차갑고 발등은 따뜻한...). 게다가 바닥의 냉기가 족욕기 내부 온수에 전달되어 물이 좀 더 빨리 식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방석 같은 깔개 위에 족욕기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을 권장 - 물놀이 튜브 냄새가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