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개봉 후 쉽게 풍미가 사라질 수 있는 와인을 소분할 목적의 병을 찾아 헤맸는데 생각보다 적당한 용량의 예쁜 병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비알크 라운드 바이알 병(100ml). 소재, 용량, 디자인에 있어 마음에 들어 구입하게 되었다.
100ml 병이라 미니어처 느낌의 아담한 사이즈인데 유리 두께는 꽤 두껍고 묵직하다. 마감은 특별히 흠잡을 만한 곳이 없었다. 병 마개는 유리에 실리콘 마감이 되어 있어 눌러 끼는 방식이며 생각보다 단단하게 밀봉되기 때문에 병을 떨어뜨리는 등의 강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내용물이 새거나 흘러나올 위험은 없었다. 큰 냄비에 물을 넣고 끓여 열탕 소독과 세척 과정을 한 번 해주고 사용했다. 내열 유리는 아니지만 유리는 유리이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확 붓는 것이 아닌 서서히 끓이는 방식은 특별히 문제 되지 않았다.
깔때기가 있으면 병에서 병으로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여 옮길 수 있으니 구비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집에 깔때기가 없는 경우 계량컵이나 주전자를 이용하면 된다. 파이렉스 계량컵을 이용해 소분을 시도해 보았는데 다행히 병 바깥으로 흘러내리는 등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고 깔끔하게 옮길 수 있었다.
최대한 공기 없이 가득 채우는 것이 좋으나 붓다보니 이 정도가 되었다.
스티커 라벨이 있어서 병에 이름이나 날짜 등을 적을 수 있는데, 선물하는 게 아니면 나중에 떼는 게 귀찮을 것 같아 붙이지는 않았다. 대신 나중에 고무줄이나 리본끈을 이용해 태그(tag)를 달아두는 방식의 라벨링을 할까 고민중이다.
비알크 라운드 바이알 병을 구입해 사용한 지 9개월이 되었는데 그동안 특별히 문제없이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다만 소분한 술을 마시고 난 병을 설거지할 때 내부 세척이 고민이었다. 특히 레드 와인을 소분한 경우 병 안쪽에 와인의 붉은 기운이 조금씩 남아 있게 된다. 이건 물이나 세제를 넣고 흔드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굵은소금을 넣고 흔들면 되겠지만 매번 소금을 쓰는 것도 아깝다. 이 부분은 마트에서 소형 병 솔을 구입해 사용하니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