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려고 샀던 감자에서 싹이 나서 해당 부분만 잘라내 화분에 심고, 그렇게 한 번 수확했던 조그마한 감자 괴경(1차 수확)을 다시 화분에 심어 두었더니 올 7월에 싹이 올라왔다.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았겠지만 집에 햇빛이 많이 들지 않아 그런 건지 생각만큼 크게 자라지는 못했다. 한 뼘 정도 자라긴 했는데 위로 웃자라는 느낌이었어서 괴경을 만들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10월이 되자 (실내라 그리 춥지 않아서 더 자라도 되었을 텐데) 잎의 생기가 줄어들고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다. 물을 주는 양과 주기를 줄여가며 잎이 바싹 말랐을 때를 기다렸다가 흙을 살살 파 보았다.
다행히(?) 흙 속에서 4개의 감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직경 1 cm 이하의 4 덩어리. 3개월 남짓 짧은 생육기간 동안 저장한 에너지보다 사용한 에너지가 더 컸던 건지 감자의 크기가 전보다 더 작아진 느낌이다. 아무래도 햇빛이 하루 종일 잘 드는 집이 아니면 큰 감자를 기대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감자를 화분에서 기를 수 있는지 궁금하긴 하니, 이대로 감자를 다시 화분에 심어 내년을 또 기약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