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사용하던 스테인리 식기 건조대가 녹이 슬어서 이후로 두 가지 버전의 스테인리스 식기 건조대를 약 1년 반 동안 사용해 보았다. 그러고 나서 깨닫게 된 녹 안 스는 스테인리스 식기 건조대 선택법은!
물기가 오래 머무는 부분에 접합부가 없는 건조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용접 시 받게 되는 강한 열과 용접 도구에서 유입될 수 있는 철분은 스테인리스 접합부가 녹으로부터 취약해지게 되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한다. 물론 제조사에서 신경을 잘 써서 접합부위에 대한 마감을 잘해주면 괜찮겠지만 업체는 그렇게까지 친절하지 않다.
어쨌든, 아래는 두 가지 형식의 식기 건조대를 1년 반 정도 사용한 결과가 되겠다. 참고로, 실사용 중에 찍은 사진이라 물때 제거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후에 깨끗하게 닦아주어서 반짝반짝해졌는데, 사진을 새로 찍기는 귀찮...)
위의 식기 건조대는 싱크대에 거치하는 제품이지만(나는 싱크대에 거치하지 않고 위의 상태처럼 사용), 독립적인 식기 건조대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건조대들이 있다. 물론 접합 부위의 형태나 수는 차이가 있지만, 건조대의 중앙 부위에 접합부가 존재한다면 같은 그룹으로 봐도 될 것 같다.
장점으로는 접합부가 많아 쉽게 변형이 이루어지지 않고 튼튼하다. 다양한 형태와 무게를 지닌 식기(그릇, 냄비, 프라이팬 등)를 가득 올려도 거뜬하다. 작은 식기도 틈새로 잘 빠지지 않는다.
단점이라면 접합부에 물기가 쉽게, 많이, 그리고 장기간 노출된다. 녹이 쉽게 들 수 있는 환경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뒤집어 가며 구석구석 살펴보니 대체적으로 깨끗하긴 했지만 군데군데 접합부에서 녹이 슬고 있었다.
이 제품의 용접은 왠지 성의없어 보인다. 차라리 용접을 하지 말고 서로 교차하여 지나가게만 했다면 차라리 녹이 덜 슬었을 것 같은 느낌.
장점이라면 가장자리에만 접합 부위가 있고 식기가 거치되는 대부분의 부분에는 접합 부위가 없다. 녹에 취약한 부분이 물기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구조.
단점이라면 두꺼운 그릇이나 무거운 냄비와 프라이팬을 거치하면 스테인리스 살이 쉽게 휘어진다(물론 휘어져도 어느 정도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일정 이상 휘어지지는 않으니 큰 문제는 없다). 살이 휘어지면 가끔씩 그릇이 넘어지거나 물받이 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제품의 용접은 상대적으로 깔끔한 편이다. 구석구석 살펴보니 역시나 녹은 없었다. 물기가 용접 지점까지 흘러가는 것도 쉽지 않은 구조. (이 정도의 깔끔한 접합부가 1년 반 동안 물기에 상시 노출되어 왔다면 결과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다만 식기 건조대와는 달리 수저통에 문제가 있었다.
수저 건조대에 수저가 세워져 있으려면 이들이 아래로 빠지지 않을 바닥 구조가 필요한데, 이 제품은 구멍이 뚫린 스테인리스 판이 가로(추락 방지)와 세로(종류 구분)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가로와 세로 스테인리스 판을 연결하는 접합부가 바닥 쪽에 있었다는 것. 역시나 녹이 슬어가고 있었다.
접합부를 세로(수직) 판 쪽으로 했으면 문제가 적었을 텐데 정녕 제조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불행 중 다행인지 수저 건조대의 바닥 판은 빼낼 수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 적당한 다른 걸로 바꿔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위에서는 식기 건조대를 그물망 형식과 줄 형식으로 구분해 말하긴 했지만(정식 용어는 모르겠음) 사실 그런 형식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스테인리스 식기 건조대의 녹 문제는 결국 (기본적으로는) 업체에서 용접과 접합부 마감을 얼마나 정성 들여 했는지, (현실적으로는) 접합 부위가 물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가 관건인 것 같다.
주물 제품이 아닌 이상 접합부는 생기기 마련이고, 아무리 깔끔하게 마감을 한다 해도 녹에 취약한 지점인 것은 변함없다고 보인다(우주선 만들 듯이 하지 않는 이상). 따라서 물기가 많이 머무르는 곳에 접합부가 있다면 해당 제품은 최대한 피하자. 개인적으로는 스테인리스 종류(304, 316) 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