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골 골절(갈비뼈 부러짐) 회복 경험과 비용 후기

낙상으로 갈비뼈 2개가 부러졌다... 인생에 이런 날도 오는구나.

1. 골절 D-day (응급실)

코로나에 걸렸을 때에도 확진 받기 전에 코로나라는 확신이 들었었던 것처럼, 뼈가 부러지는 사고 역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어도) 순간적으로 '부러졌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통증이 엄청난 데다가 숨 쉬는 게 매우 힘들었어서 바닥에 웅크린 채 한동안 아무것도 못 했다.

늦은 저녁이었기 때문에 야간 응급실에 갔다.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했고 왼쪽 가슴 갈비뼈 8, 9번 골절 소견과 함께 상세불명 늑골의 다발골절 폐쇄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혈액이 고이거나 기흉 등의 증상은 없어 보인다고 하여 주사(진통제였던 걸로 기억)를 맞고 약을 받아 왔다. 복대도 감아주었는데 불편하면 꼭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이후 흉부외과에서 말하기로는 복대만 하면 안 되고 반드시 부목과 복대를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진찰료 50,000원, 엑스레이 11,000원, CT 촬영 53,000원, 내복약, 엑스레이와 CT 촬영 영상을 담은 CD 등을 포함해서 13만원 정도가 나왔다.

서 있는 상태에서 평지를 천천히 걷는 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얼굴만 씻거나 머리만 감거나 하는 건 상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하기 어렵고 그냥 샤워를 하게 된다. 가장 힘든 부분은 침대에 눕고 나면 어떤 움직임도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점. 침대에서 일어나려면 누군가가 상체를 일으켜 줘야 가능했다. 혼자 일어나는 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통증 때문에 천천히 자세를 잡아가야 했기 때문에 30~40분 정도 걸렸다.

rib fracture
진료 의견
KCD8
응급실에서의 상병명

2. 골절 D+2 (흉부외과)

D+1일은 휴일이었어서 D+2일에 흉부외과를 찾았다. 상병명은 제1늑골을 침범하지 않은 다발골절, 폐쇄성.

그제 찍은 엑스레이와 CT 영상을 제출했고, 이날 엑스레이 촬영을 새로 했다. 다행히 혈액 고임과 기흉 등 합병증은 보이지 않았고 골절 시 폐 손상이 살짝 있었으나 크지 않아서 차차 나아질 거라 했다. 통증은 첫 주가 제일 아플 거고, 뼈가 붙기 위해서는(가골 형성) 최소 2~3주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치 4주 정도로 진단받음.

부목(부착식)을 1주일 착용하고, 폐활량 측정기로 호흡(흡입) 운동을 수시로 해서 재활치료(폐기능 강화훈련, 폐활량 운동) 를 해야 한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골절 이후로 숨쉬기가 불편해서 얕은 호흡을 계속해 왔는데 눈으로 나의 폐활량 상태가 보이니깐 확실히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현재는 가슴 통증과 폐활량 축소로 기침이나 재채기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

진찰료 1만원, 엑스레이 5천원, 부목 9만원, (복대), 폐활량 측정기(inspiro meter) 4500원 등을 포함해 11만원대의 비용이 발생했고 내복약은 2주 치로 7천원대였다. 다음 병원 방문은 2주 후.

이날 몸 상태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건 생각도 못 해 병원의 한 층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침대에 누우면 살짝씩 움직일 수 있다. 누워있다가 혼자 일어나는 건 여전히 불편하긴 하지만 10~20분 정도로 단축됐다.

폐활량 측정기는 처음 사용해 보았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첫 번째 공 (700cc / sec) 밖에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숨을 순간적으로 내뱉어야 하는 기침, 재채기, 코 풀기, 가래 뱉기라든지 흡입해야 하는 활동(빨대로 음료 마시기, 면 종류 먹기)은 무척 힘들었다. 매우 살살만 할 수 있음.

숨쉬기 운동
700cc / sec
prescription 1
처방전

3. 골절 D+3

부목 때문인 건지, 바뀐 약 때문인 건지, 아니면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점차 괜찮아지기 시작할 때가 된 건지는 모르겠으나 통증이 많이 줄었다. 침대에 누워있다가 혼자 일어나는 게 꽤 쉬워졌다. 이제 5분 이내로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욕조 앞에 기대어 앉아 상체만 살짝 기울여 머리 감는 게 가능해졌다.

부목은 누워 있을 때 그러니깐 잠잘 때 생각보다 불편하다. 부목 한쪽 부분이 체중에 눌려서 반대쪽 일부가 들뜨기도 하고 살이 부목에 눌려 아프기도 하다. 이런 상태의 부목은 괜찮은 건가...

폐활량 측정기는 두 번째 공(1300 cc / sec)까지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처음보다 많이 늘었다
1300cc /sec

4. 골절 D+9

일주일간 유지했던 부목을 떼어냈다. 뭔가 개운하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하다(그리고 접착 부분이 가렵다). 잠잘 때 부목이 꽤나 불편했는데 이제는 좀 편히 잘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부목이 지탱을 더 이상 해 주지 않다 보니 부목을 하는 동안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느껴졌다. 욱진욱진 해서 신경이 쓰인다. 최근에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1분 정도면 가능했데, 시간을 좀 더 들여 천천히 일어나게 되었다.

부목을 하고 있을 때에는 많이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부목을 떼고 나니 아직 멀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5. 골절 D+10

아침에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가슴 통증(명치 가까운 쪽)이 팍! 하고 와서 깜짝 놀랐다. 누워 있을 때 갈비뼈에 가해지는 부하가 불편했었어서, 약해져 있던 다른 뼈가 하중 때문에 또 부러졌나?(부정론) 아니면 골절 시 어딘가 틀어져 있던 뼈가 순간적으로 맞춰졌나?(긍정론)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통증이었다.

이때부터 골절 부위보다 명치 쪽 통증이 더 신경 쓰이는 상황이 되었다. 계속 서 있는 상태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으며 누울 때, 누워 있을 때,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주로 아팠다. 중력 방향이 바뀌면서 갈비뼈에 부하가 걸리는 것 같은데 그동안은 부목이 나름 지지해 줘서 못 느끼고 있었던 건가 싶다. 결국 누울 때와 일어날 때 다시 천천히 그리고 조심히 움직이게 되었다. 숨을 크게 들여 쉴 때도 같은 부위의 통증이 느껴지다 보니 자꾸 얕은 숨을 쉬게 한다.

6. 골절 D+16 (흉부외과)

엑스레이 한 장 찍고 진료를 받았다. 다행히 엑스레이 상으로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다고 한다. 이후 특별한 이상 증세가 없으면 더 이상 병원은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다만 통증은 아직 지속되고 있어서 2주 치 약을 더 받았다. 통증은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개선되길 기다려야 하나 보다. 골절된 부분의 통증은 많이 줄었고 명치 쪽이 좀 아프긴 하지만 일단 엑스레이 상으로 괜찮다고 하니깐 조심은 하되 통증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날 병원비는 진찰료 8천원, 엑스레이 5천원으로 대략 1만 2천원 정도였고, 약 값은 2주치 7천원대였다.

참고로 몸은 병원의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잘 참았던 재채기가 누워있을 때 갑자기 튀어나와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견딜만한 통증이었다. 다만 연달아는 못 할 것 같다(몸 전체가 아프다). 누울 때와 일어날 때 통증이 아직 있긴 한데, 일단 병원에서 문제는 없다고 하니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통증을 살짝 무시(?)하며 일어나 보고 있다(이래도 되는 건가 몰라).

prescription 2
처방전

7. 골절 D+18

드디어 세 번째 공(1900cc / sec)을 들어 올렸다. 폐활량이 돌아와 기쁘다.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만 확실히 많이 나아지고 있다.

내 몸한테 미안해하며, 나를 지켜준 몸한테 잘해줘야지.

많이 회복한 폐활량
1900cc / sec

8. 골절 D+3~4주차 언저리

옆으로 눕기가 가능해졌지만 불편해서 오래 유지하지는 못한다. 똑바로 오래 누워 있으면 등이 더워서 살짝씩 뒤집어 주는 정도다. 잘 때는 여전히 정자세.

9. 골절 D+31

진통제를 모두 소진하고 나니 갈비뼈의 통증이 올라갔다. 특히 눕고 일어날 때의 통증. 진통제는 확실히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때문에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다시 살짝 조심하게 되었지만, 예전처럼 시간을 들이는 건 아니고 그냥 천천히 일어나 앉아 살짝 쉬어 통증을 다스리고 일어나는 정도. 다행인 건 갑자기 찾아왔던 명치 쪽 통증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10. 골절 D+33

통증이 살짝 올라가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나아지기도 했고 한 달 동안 통증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부분도 있어서, 그러려니... 하면서 지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찌릿찌릿 통증이 올 때에는 자세를 바꾸어 통증이 없는 상태를 확인한 후 하던 일을 계속한다. 

코 풀기, 기침, 재채기 등을 무리 없이 하고 있다. 다만 통증이 여전히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쭈구려 앉거나 주위의 물건을 최대한 붙잡는다.

순간적인 폐활량은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지하철 계단을 오르거나, 평지를 조금 빨리 걷거나, 횡단보도에서 살짝 뒤면(신호가 너무 짧다) 가슴 통증이 와서 좀 힘들다. 예전보다 숨이 금방 차오르는 건 덤. 이런 부분은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

11. 골절 D+56

갈비뼈 부러진 쪽으로 누워 자긴 여전히 어렵지만, 외부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 오랜만에 등산을 해 봤는데 7시간 넘는 산행이 가능했다. 산행하는 동안 갈비뼈가 크게 신경 쓰인 적은 없었다. 그저 등산이 힘든...

*늑골 골절에 대한 경험담은 여기에서 줄이며 비슷한 사고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모두 쾌차하세요.

hiking record
등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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